2026 KBO 신인 드래프트(9월 17일)에서 기아 타이거즈는 1·4라운드(키움 양도) 지명권 손실이라는 불리함 속에서도 미래 전력의 균형을 맞추는 데 초점을 뒀습니다. 올 시즌 팀이 필요로 한 축을 냉정하게 짚어, 투수력 보강과 외야 수비 안정화라는 방향으로 전략을 펼쳤습니다.
전체 지명 명단과 라운드별 세부 내용은 별도 링크로 정리하겠습니다. 이 글에서는 1·2순위 중심으로 의미와 기대치를 설명하고, 전반적인 드래프트 평가를 덧붙입니다.
1순위 공백과 선택의 제약
기아는 과거 트레이드 여파로 2026년 1라운드 지명권 일부를 상실했습니다. 최상단급 재능을 직접 선택할 기회를 잃었다는 점에서, 드래프트의 출발선이 다른 구단보다 불리했습니다. 이는 곧 상위 라운드에서 즉시전력감보다는 ‘현실적 최선’과 ‘포지션 수요’를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전략으로 이어졌습니다.
그 결과, 1순위에서 팀이 직접 선호하던 최상급 자원을 붙잡기는 어려웠고, 이후 라운드에서의 선택 폭을 넓혀 손실을 보완하는 접근이 필요했습니다. 이번 드래프트의 키워드는 바로 “리스크 관리”와 “전력 공백 최소화”였습니다.
2순위 핵심 : 선발 유망주 확보
2순위에서 기아가 택한 방향은 분명했습니다. 체격과 구위가 갖춰진 선발 투수 김현수(광남고BC)입니다. 프로 단계에서 변화구·제구를 다듬으면 빠르게 1군 문을 두드릴 수 있는 프로필입니다. 최고 구속은 고교 기준으로 상위권에 속하며, 직구의 힘과 함께 슬라이더·커브 조합을 이미 실전에서 사용해 왔다는 점이 강점으로 평가됩니다.
스카우팅 관점에서 보면, 해당 자원은 즉시전력감이라기보다는 1~2년 내 로테이션 진입 후보로 키울 수 있는 성장형 카드입니다. 구단에 필요한 ‘젊은 선발 옵션’ 풀을 넓히는 데 최적화된 선택으로, 중기적인 선발 안정화 그림에 딱 들어맞습니다.
외야 수비 강화의 의도
상위권에서 외야 자원을 병행 확보한 것도 눈에 띕니다. 콘택트 능력과 주루, 어깨 등 수비 툴에서 안정감이 확인되는 타입으로, 즉각적인 대수비·대주자 롤에서 1군 기회를 잡을 여지가 큽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외야 뎁스를 두텁게 하면서, 단기적으로는 수비 이닝을 관리하고 경기 후반 승부처에서 실점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선택입니다.
공격 포텐셜은 프로 적응 과정에서 벌크업과 타격 메커니즘 보정에 달려 있으나, ‘수비로 쓰임새가 명확한 야수’ 라는 점에서 실패 확률을 낮추는 보수적·실용적 지명 철학이 읽힙니다.
전반적 평가와 과제
장점부터 정리하면, 기아는 제약 속에서도 필요한 퍼즐을 채웠습니다. 선발 후보군 확충과 외야 수비 안정화라는 두 축이 명확하고, 실패 확률을 낮추는 지명 구조라 리스크 관리가 돋보입니다. 단기적으로는 불펜과 대수비, 대주자 롤에서 즉시 가동 가능한 조합이 나오고, 중장기적으로는 선발 한 자리를 내 자원으로 메우려는 설계가 보입니다.
한편 과제도 분명합니다. 첫째, 1순위 공백으로 인해 리그 상위권 재능을 놓친 만큼, 2순위 이후 지명자의 개발 성공률이 승부처가 됩니다. 둘째, 선발 유망주의 헬스·메커닉 관리와 변화구 정교화가 로테이션 진입 속도를 좌우합니다. 셋째, 외야 자원의 타격 생산성을 끌어올려야 진정한 멀티툴 카드로 전환됩니다.
결론적으로, 이번 드래프트는 ‘현실적 제약 속 최선’에 가까웠습니다. 상단 재능을 놓치지 않는 해에는 공격적으로 상위 라운드에서 한 방을 노릴 수 있겠지만, 올해는 선수단 구조를 빈틈없이 메우는 데 방점을 찍었습니다. 2순위 선발 유망주의 성장 곡선과 수비형 외야의 실전 쓰임새가 조기 입증된다면, 기아의 중장기 경쟁력은 유의미하게 개선될 것입니다.